코치는 코칭 과정에서 고객으로 인해 좌절감을 느끼곤 한다. 고객이 시도해 보겠다며 세운 실행계획을 실천하지 않았을 때가 그중 하나이다. 코칭 세션 중 당장 떠오르지 않아 마무리하지 못한 실행계획을 정리해 코치에게 보내겠다고 했지만, 며칠이 지나도 문자가 오지 않는다. 리마인드 문자를 보내볼까 하는 생각도 해봤지만 코칭의 본질 중 하나인 '자발성'을 저해할 것 같아 멈추고 더 기다려본다. 어느 날엔 간접적으로 안부를 묻는 응원 문자를 보내기도 했지만, 정작 코치가 기다리는 문자는 끝내 오지 않는다.
그래도 코치는 좌절하지 않는다. 이와 비슷한 일은 자주 발생하기도 하고, 보통 고객이 한 번에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기 힘든 것이 당연하다. 이전 세션에서 실행계획도 세우고 장애요인도 점검하며 극복 방안도 함께 나누었지만, 다음 코칭 세션에서 고객에게 시도하지 못한 여러 상황과 이유에 대해 듣게 된다. 코치는 고객의 말에 공감해 주며 또다시 이행하지 않을지도 모를 실행계획을 함께 세우고 고객에 대한 믿음과 기대를 절대 놓지 않는다.
어떤 경우에는 고객이 실행계획과 반대되는 행동을 하기도 한다. 이런 일도 자주 일어난다. 그러나 코치는 걱정하지 않는다. 적어도 고객이 실행해 보겠다는 약속을 코치와 했다는 점에서 가능성을 본다. 보통 고객은 코칭 세션이 끝난 후 다시 본인의 환경으로 돌아가게 되고, 그 환경은 그를 다시 오래되고 익숙한 방향으로 끌어낸다. 그래도 코치는 고객이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발목을 잡은 불협화음과 저항에 대해 성찰하고 새로운 장치의 필요성을 깨달을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고객에게 새로운 관점을 소개하여 영감을 얻도록 한 후 환경을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한다.
이 과정에서 깔끔하고 명료하게 소통하는 것이 코치의 역할이다. 고객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다면, 정말 이 문제를 다루는 것을 희망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그동안 코칭을 하면서 깨닫게 된 것은 코칭을 하며 생기는 코치의 부정적인 반응과 불만은 대부분 코치인 자신에 대한 것이라는 것이다. 코칭 과정에서 코치가 고객과의 관계를 적정하게 설정하지 않았거나 명확히 합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코치는 코칭 리더십의 본보기이다. 코치는 코칭 과정에서 고객에게 보여준 모습을 고객이 보고 배우며, 현업에서 적용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코칭 프레임과 코칭 프레즌스를 유지하는 데 집중한다. 즉, 인코칭의 *동이가기 정신으로 깨어 있는 것이다. 코치는 코칭의 철학과 정신이 자신의 삶으로 구현됨으로써 고객이 몸소 보고 배우고 싶도록 끌어내는 사람이다. 코치는 자신이 제공하고 있는 코칭 원리를 그대로 몸으로 살아내는 롤모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