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 참석자 목록에 그 임원의 이름이 오를 때마다 미묘한 침묵이 흐릅니다. 정작 리더 본인은 자신의 등장이 방 안의 온도를 순식간에 차갑게 바꿔놓는다는 사실을 모른 채 말이죠.
성과는 늘 최상위입니다. 조직이 그를 필요로 하는 이유도 분명합니다. 하지만 그가 자리를 비운 날, 팀장들의 얼굴에 안도감이 번진다는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수십 년간 자신을 증명해온 방식이 이제는 가장 가까운 사람들과의 거리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원래 저런 분이야.' 이 체념 섞인 한마디가 조직에 뿌리내릴 때쯤, 회사는 마지막 선택지로 '코칭'을 제안했습니다. 절대 변하지 않을 것 같았던 리더와 코치가 마주 앉은 현장의 기록. 당시 P상무를 직접 코칭했던 코치님의 생생한 목소리로 그 특별한 변화의 여정을 전해드립니다.
에피소드
단단한 껍질을 깨고 스며든 봄기운
첫 코칭 세션에서 만난 P상무는 단도직입적이었습니다. 엄격하고 까다로운 첫인상, 그리고 선언 같은 첫 마디가 아직도 생생합니다.
"나를 변화시켜 줄 강력한 코치를 원합니다."
스스로를 누군가를 변화시키는 '강력한 존재'라고 정의하지 않았던 저에게는 꽤 묵직한 숙제처럼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코칭이 6회차에 이르렀을 때, 예상치 못한 반전이 일어났습니다. P상무가 휴가지에서 겪은 사소하지만 놀라운 경험을 먼저 꺼내놓은 것입니다.
가족과 함께 평창으로 여름 휴가를 갔던 어느 이른 아침이었습니다. 산 정상에서 처음 보는 또래의 남성이 그에게 먼저 말을 걸어왔고, P상무 자신도 모르게 그 낯선 이와 아주 자연스럽게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지금껏 살면서 누구도 나에게 먼저 말을 거는 법이 없었다"던 그에게는 스스로가 깜짝 놀랄 만큼의 '직관적 변화'가 찾아온 순간이었습니다.
변화는 일상으로 번졌습니다. P상무의 부인은 "남편을 변화시킨 코치가 도대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다"며 그해 겨울 직접 식사 자리를 제안해 올 정도였습니다. 조직 내 분위기 역시 몰라보게 달라졌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팀원들이 먼저 다가와 농담을 건네기 시작했고, 과거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팀원들이 자진해서 제안한 회식 자리까지 이어졌습니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그 자리에서 구성원들이 스스럼없이 자신들의 솔직한 생각과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며 P상무는 깊은 연대감과 함께 리더십의 새로운 가능성을 체감했다고 고백했습니다.
인사이트
단기간에 이토록 놀라운 변화가 가능했던 이유
무엇이 그를 이토록 빠르게 바꿨을까요? 평소 자기성찰에 익숙했던 그는 이미 남다른 자기인식 능력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코칭은 그 내면의 근육을 '나의 행동이 타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는 능력'으로 확장하는 트리거가 되었습니다.
긴 코칭 여정 끝에 그가 보내온 메일에는 리더십의 본질이 담겨 있었습니다.
"상대를 억지로 바꾸려 하지 않고,
그저 편안하게 이야기를 경청해주는 것의 힘을 깨달았습니다.
공감이 세상을 바꿀 수 있더군요."
비즈니스 가치
리더십은 자질이 아니라 '마음'입니다
인코칭 홍의숙 회장은 저서 『리더의 마음』에서 "미래 경쟁에서 승리하는 조직은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는 따뜻한 기업"이라 단언합니다. 심리학자 대니얼 골먼 역시 고성과 리더의 핵심 조건으로 '감성지능(EQ)'을 꼽습니다. 뛰어난 분석력과 아이디어도 감성지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조직의 심리적 안정감을 해치고 결국 성과를 저해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마음을 다룰 수 있는 리더가 조직을 움직이고, 조직 전체를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공감과 경청의 힘을 깨닫고 '소통하는 리더'로 거듭난 P상무의 긍정적인 변화는 조직 내부에 조용히, 그러나 깊이 퍼져나갔습니다. 수많은 임원이 교체되는 폭풍 속에서도, 그는 이례적으로 두 번의 재임용을 거쳐 10년 차 임원으로서 여전히 건재합니다. 그의 변화된 리더십이 팀원들의 자발적 몰입과 유연한 소통을 이끌어내고, 조직에 지속 가능한 성과를 안겨준 덕분입니다.
리더의 영향력은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 안개처럼 조직 구석구석으로 스며듭니다. P상무의 이야기는 그 사실을 증명하는 생생한 기록입니다.
구성원의 마음을 움직여 진정한 고성과를 창출하고 싶으신가요? 그 시작은 리더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일깨우는 '코칭'에 있습니다.